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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경칩 - 봄의 기운을 먹다.

by 별이 빛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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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안녕하세요.
24절기 중 3월에는 경칩이 들어 있습니다.
경칩은 동면하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때 이며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농사준비를 시작하던 때입니다.
절기마다 풍속들이 있었는데요 경칩에도 재미있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경칩(驚蟄) 무렵이면 동면(冬眠)했던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양서류가 겨울잠에서 깨어서 알을 낳는데, 이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여 건져 먹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내용
‘대동강물이 풀리고 개구리가 입을 떼는 날이다.’라는 속담처럼 경칩 무렵이 되면 봄기운이 완연해진다.
봄의 전령(傳令)처럼 봄의 개시(開始)를 알리는 존재로 개구리와 도롱뇽 같은 양서류가 있다.
경칩 무렵 산속의 맑은 물이나 연못, 호수, 하천, 웅덩이, 실개천 같이 습기 있는 곳에 개구리나 도롱뇽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첫 알을 낳는다.
개구리의 산란 시기는 보통 음력 2~5월경이고, 북부지방에서는 평지에 산란하지만, 남부지방에서는 산골짜기의 맑은 계류에 산란한다.
반면에 도롱뇽의 산란 시기는 음력 3월 상순에서 4월 하순에 걸쳐 있는데, 한 마리의 암컷이 1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모두 물 속에서 젤리와 같은 물질로 덮여 있을 뿐 다른 보호막을 갖고 있지 않아 부드러워 먹기가 쉽다.

이러한 알을 먹는 것을 두고 일반적으로 ‘개구리알먹는다’라고 표현하나, 그 양상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충청도에서는 개구리알을 먹으며, 경기도에서는 도룡이(도롱뇽)알과 개구리알을 먹는다.
경남 지역에서는 개구리알, 도롱뇽알을 먹고, 경북 지역에서는 개구리알 또는 비단개구리알을 먹는다.
강원도와 전북 지역에서는 도롱뇽알을 먹고, 전남 지역에서는 도롱뇽알과 개구리알, 빨간 개구리(한개구리)를 먹는다.
전남 지역에서는 도롱뇽알을 미룽이알, 미륭알, 미용[微龍, 미륭이] 또는 농알이라 부르며, 개구리알은 용알[龍卵]이라 부른다.
경칩과 관련하여 용을 관념하는 것은 중국의 음력 2월 초이튿날의 춘용절(春龍節)의 사례를 통해 살필 수 있다.

옛날 섬서성에 가뭄이 들자 사람들은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기원하였다. 이에 옥황상제가 동해용왕의 손자에게 비를 내리게 명하였다.
용왕의 손자가 용하(龍河)에 들어가 놀며 비 내리기를 잊었기에, 사람들은 온갖 시련 끝에 용하 부근에서 강용목(降龍木)을 구하여 용왕의 손자를 항복시켰다.
용왕의 손자가 물 속에서 머리를 들자 삽시간에 우레가 치고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가뭄을 제거하기 위해 용왕에게 비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것이 춘용절이다.
겨우내 잠자고 있던 용이 이날이 되면 우르릉하는 우렛소리에 놀라 깨는데, 용이 머리를 들면 비가 온다고도 한다.
이처럼 경칩에 용을 의식하는 것은 농경이 시작되는 시점에 비를 바라는 농경민의 바람의 표현이다.
음력 정월 보름 새벽에 용알을 떠오면 그 해에 농사 장원한다는 속신처럼 용을 비롯하여 용알이나 미룡알은 농경민에게 비를 내려주는 강한 주력(呪力)을 가진 존재인 것이다.

한편, 이러한 알을 절기상 경칩에 먹으면 보신(保身)이 된다고 하여 즐겨 먹는데, 만병통치약처럼 여긴다.
특히 신경통이나 속병(위장병), 요통(腰痛)에 효험이 좋으며, 가슴이 시원해지고 뱃속의 벌레를 없애기도 한다고 믿는다. 눈도 맑아지고, 머리도 총명해진다고 하여 아침에 남 몰래 먹기도 한다.
여름에는 더위를 타지 않게 하는데, 특히 다리에 땀이 나지 않는다고 하며, 감기에도 걸리지 않고, 홍진이나 기침에도 좋다고 한다.

개구리알, 도롱뇽알, 빨간 개구리알 등을 먹을 때에는 비릿한 냄새가 나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주와 함께 마시거나, 콩고물에 묻혀 먹거나, 간장이나 마늘과 함께 먹는다.
역한 느낌 때문에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즐겨 먹는데, 남자가 먹으면 양기(陽氣)를 돋을 수 있다고도 한다.
봄의 힘찬 기운을 양기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개구리 알

의의
개구리는 경칩이 지나야 겨우내 닫고 있던 입을 비로소 여는데, 그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으므로 깨끗하여 약이 된다고 믿는다.
봄기운을 가득 담고 첫 입을 연 개구리 같은 양서류의 알은 생명을 포태(胞胎)한 것으로 만물의 생기(生氣)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먹는 것은 생명의 정기를 섭취하는 것으로, 새 생명의 기운이 시작되는 경칩의 의미와 어우러져 민간의 주술 요법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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